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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람)을 얻는 요점은 사람 마음을 살피는 데 있다. 천주사 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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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람)을 얻는 요점은 사람 마음을 살피는 데 있다.


1.
내가 옛날 문열(文悅)스님과 호남땅에 유람할 때, 대나무로 된 상자를 메고 가는 납자 하나를 만나게 되었다. 문열스님이 보고는 놀란듯 이맛살을 찌푸리며 꾸짖었다.

"자기 집 속의 물건도 내려놓으려 하지 않고서 게다가 남의 짐까지 걸머졌으니 너무 무겁지 않느냐?" [임간록(林間錄)]

2.
주지하는 요점은 대중을 얻는 데 있고, 대중을 얻는 요점은 사람 마음을 살피는 데 있다.
그러기에 부처님께서도 "사람 마음이 세상의 복밭이 된다"고 하셨으니, 다스리는 도(道)가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시운(時運)의 막힘과 트임 및 일의 손익이 반드시 사람 마음을 원인으로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람 마음에는 통함과 막힘이 있으므로 시운에도 막힘과 트임이 생겨나고,
일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손해와 이익을 보게 되는데, 오직 성인이라야 천하의 마음을 다 아실 수 있다. 그러므로 『주역(周易)』에서도 다음과 같이 괘(卦)를 나누고 있다.

하늘이 아래, 땅이 위에 있는 형상을 태(泰 ; 편안함, 통함)괘라 하였고, 하늘이 위, 땅이 아래에 있는 것을 비(否 ; 막힘)괘라 하였으며, 그 점괘의 상(象)을 보고 나서 위를 덜어내고 아래를 더해 주는 것을 익(益)괘라 하였고, 아래를 덜고 위를 더하는 것을 손(損)괘라 하였다.

건(乾)은 하늘이고 곤(坤)은 땅이니, 하늘이 아래에 있고 땅이 위에 있는 것은 진실로 제자리가 아니라고 하겠으나 반대로 이를 태괘(泰卦)라고 하는 이유는 위 아래가 서로 통하기 때문이며, 주인은 위에 있고 손님은 아래에 자리하는 것이 이치로는 맞는 순서라 하겠으나 반대로 이를 비괘(否卦)라고 말하는 것은 위와 아래가 서로 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천지가 통하지 못하면 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이 통하지 못하면 만사가 화목하지 못하다.

손괘(損卦)와 익괘(益卦)의 의미도 이와 같다. 다른 사람의 위에 있는 이로서 자신에게는 간략하게 하고 아랫사람에게는 너그럽게 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기쁜 마음으로 웃사람을 받들 것이니, 어찌 이것을 익(益)이라 하지 않겠는가? 위에 있는 이로서 아랫사람을 능멸하며 자기 욕심대로 한다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원망을 하며 웃사람을 배반하리니, 이를 어찌 손(損)이라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위와 아래가 통하면 태평하고, 통하지 못하면 막힌다. 자신이 손해를 보면 남이 이익을 보고,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이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니,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옛 성인도 일찌기 "사람은 배와 같고,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다"라고 비유하였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한편 배를 엎어버릴 수도 있으니 물의 본성을 따르면 배가 뜨지만 거슬리면 가라앉는다.

그러므로 주지가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흥하고 잃으면 쫓겨나니 대중의 마음을 완전히 얻으면 온전히 흥하고 완전히 잃으면 아주 쫓겨난다. 때문에 착한 사람과 함께 하면 복이 많고 악한 사람과 함께 하면 재앙이 심하다. 선, 악이 끼리끼리 모이는 것은 꿰어진 염주와 같고 흥하고 쫓겨나게 되는 모양은 해를 보듯 분명하다. 이것이 역대의 원칙인 것이다. [여황벽승서(與黃擘勝書)]

3.
황룡스님이 형공(荊公:왕안석)에게 말하였다. "일반적으로 조심해야 될 일은 항상 면전의 길을 곧게 활짝 열어놓아 모든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대인(大人)의 마음 씀씀이다. 만약 면전의 길을 험난하게 막아 다니지 못하게 하면 다른 사람만 다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도 발 놓을 땅이 없으리라." [장강집(章江集)]

4.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여 일거일동에 있어서 위로는 하늘을 속이지 아니하고 밖으로는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아니하며, 안으로는 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고 여길 만하면 참으로 되었다 하리라. 그러나 남이 알아차릴 수 없는 자기 마음 속 깊은 곳까지도 조심하고 삼가하여 과연 털끝만큼도 속임이 없을 때야말로 완전히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답형공서(答荊公書)]

5.
장로(長老)의 직책이란 도덕을 담는 그릇이다. 옛 성인이 총림을 세워 기강을 마련하고, 이름과 자리를 정해 도덕있는 납자를 선택하여 그를 장로로 임명함은 도를 시행하고자 함이었지 구차하게 이름을 훔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날 자명(慈明:987~1040)스님도 말씀하시기를, "자기 혼자 도를 지키며 언덕이나 골짜기에서 늙어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를 실천하며 총림에서 대중을 거느리는 것이 낫다"고 하셨다. 장로의 직분을 잘 지킨 자가 없었더라면 불조의 도와 덕이 어찌 남아 있겠는가. [여취암진서(與翠巖眞書)]

6.
황룡스님이 은자(隱者) 반연지(潘延之)에게 말씀하였다. "성현의 학문은 단시간에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모름지기 착실히 쌓아가는 틈에 이루어진다. 착실히 쌓아가는 요점은 부지런히 전념하여 좋아하는 것을 끊고 실천에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그런 뒤에 그것을 넓혀서 충만하게 하면 천하의 묘함을 다할 수 있으리라." [용산광록(龍山廣錄)]

7.
반연지가 황룡스님의 법도가 엄밀하다는 말을 듣고 그 요점을 물으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버지가 엄격하면 자식이 공경하듯 오늘의 규훈(規訓)은 뒷날의 모범이 된다. 그것은 땅을 고르는 것과도 같아서 높은 곳은 깍고 움푹 패인 곳은 채워야 한다. 그가 천길의 높은 산을 오르려 하거든 나도 그와 함께 해야 하고, 깊은 연못 밑바닥까지 가려 하거든 나도 함께 해야 한다. 기량이 다하고 허망이 끝까지 가면 저들이 스스로 쉬게 된다." 또 말씀하였다.

"따뜻한 기운으로 봄 여름에 만물을 낳아 기르고, 서리와 눈으로 가을 겨울에 만물을 성숙시킨다. 공자는 `나는 말하지 않고자 하노라'하였는데, 옳은 말이다." [임간록(林間錄)]

8.
황룡스님 가풍에 삼관어(三關語) 황룡스님은 이 세마디로 납자를 지도하였다. "나의 손은 어째서 부처님 손과 같은가?" "나의 다리는 어째서 나귀 다리와 같은가?" "사람마다 태어난 생연처(生緣處)가 있는데 그대들의 생연처는 어디인가?" 가 있었는데, 이 기연에 계합하는 납자가 적었다. 혹 대꾸하는 이가 있어도 눈을 감고 꽃꽃이 앉아서 가타부타를 말하지 않았다. 반연지가 좀더 설명해주기를 청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관문을 통과한 자는 팔을 흔들며 가버리면 그만이다. 관문을 지키는 관리에게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는 자는 아직 관문을 지나가지 못한 자이기 때문이다." [임간록(林間錄)]

9.
도(道)는 산처럼 오를수록 더욱 높고, 땅처럼 갈수록 더욱 멀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정도가 낮아 힘을 다해도 중도에서 그칠 뿐이다. 오직 뜻을 도에 둔 사람만이 높고 먼 끝까지 갈 수 있다. 그 나머지는 누구라서 여기에 끼어들 수 있겠는가? [기문(記聞)]

10.
천지일월은 예나 지금이나 같고, 만물의 성정(性情)도 예나 지금이나 같다. 천지일월도 원래 바뀜이 없으며 만물의 성정도 본디 변화가 없는데 도(道)라고 무엇 때문에 유독 변할 것인가?

슬프다, 아직 도에 이르지 못한 자들이 옛것은 싫어하고 새로운 것만 좋아하며, 이것을 버리고 저것을 취한다. 이는 마치 월(越)나라를 가려는 사람이 남쪽으로 가지 아니하고 북쪽으로 가는 것과도 같으니, 이것이야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부질없이 심신을 수고롭게 할 뿐이니 그 뜻이 굳어질수록 도에서는 더욱 멀어진다. [순암벽기(遁庵璧記)]

11.
황룡스님이 홍영 소무(洪英邵武:1012~1070)스님에게 말하였다. "뜻을 하나로 돌아가게 하여 오래도록 물러나지 아니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묘한 도에 돌아갈 바를 알게 될 것이다. 그가 혹시 마음에 좋고 싫음이 있어 감정이 삿되고 편벽함을 따른다면 옛사람과 같은 뜻과 기상이 있다 해도 나는 그가 끝내 도를 보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벽기(璧記)]

황룡혜남(黃龍慧南)스님 / 1002~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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